골프 클럽 완전 해부 —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
1화에서 클럽이 14개인 이유를 봤습니다. 오늘은 그 14개가 각각 무슨 일을 하는지 봅니다.
시작하기 전에
골프숍에 처음 들어가면 압도당합니다. 벽 한 면이 전부 클럽인데 뭐가 뭔지 모르겠고, 직원이 다가와서 "어떤 걸 찾으세요?" 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.
그런데 클럽은 사실 다섯 종류뿐입니다. 그 안에서 번호가 나뉘는 것뿐이에요. 오늘 이걸 정리하면 다음 화(장비 구매)에서 훨씬 편해집니다.
오늘 다룰 것은 네 가지입니다.
- 다섯 종류가 각각 하는 일
- 로프트와 길이가 거리를 만드는 원리
- 샤프트 강도(R·SR·S)와 라이각
- 초보에게 필요한 클럽 6개
1. 다섯 종류, 각자의 일
드라이버와 페어웨이 우드 — 가장 길고 헤드가 큽니다. 티샷과 아주 먼 두 번째 샷에 씁니다. 로프트가 낮아 낮게 멀리 가지만, 길어서 가장 다루기 어렵습니다.
유틸리티(하이브리드) — 우드와 아이언 사이입니다. 원래 롱아이언이 있던 자리인데, 그게 너무 어려워서 만들어진 클럽입니다. 초보에게는 축복입니다. 19화에서 자세히 다룹니다.
아이언 — 번호가 클수록 짧고 로프트가 큽니다. 5번부터 9번까지가 흔하고, 골프 스윙의 기본이 여기서 만들어집니다. 7번 아이언이 모든 스윙의 기준자입니다.
웨지 — 아이언의 연장선인데 로프트가 아주 큽니다. 피칭(PW)·어프로치(AW/GW)·샌드(SW)·로브(LW)로 나뉘고, 100야드 안쪽을 담당합니다. 스코어를 아끼는 진짜 자리입니다.
퍼터 — 그린 위에서만 씁니다. 유일하게 공을 띄우지 않는 클럽인데, 한 라운드 타수의 40% 가까이가 여기서 나옵니다.
2. 거리를 만드는 두 가지 — 로프트와 길이
클럽마다 거리가 다른 이유는 딱 두 가지입니다.
로프트는 페이스가 뒤로 눕혀진 각도입니다. 드라이버는 9~12도로 거의 서 있고, 샌드웨지는 54~58도로 많이 누워 있습니다. 누울수록 공이 높이 뜨고 짧게 갑니다. 힘의 일부가 앞으로 미는 대신 위로 띄우는 데 쓰이기 때문입니다.
길이는 헤드가 그리는 원의 크기를 정합니다. 원이 클수록 헤드 스피드가 빨라지고, 빠를수록 멀리 갑니다. 드라이버가 45인치, 샌드웨지가 35인치쯤 됩니다.
| 클럽 | 로프트(도) | 성격 |
|---|---|---|
| 드라이버 | 9~12 | 가장 길고 낮게 |
| 3번 우드 | 15 | 티샷 대용으로도 |
| 4번 유틸 | 22 | 롱아이언 대체 |
| 7번 아이언 | 30~34 | 스윙의 기준 |
| 피칭웨지 | 44~48 | 풀스윙의 끝 |
| 샌드웨지 | 54~58 | 벙커와 짧은 어프로치 |
수치는 브랜드마다 다릅니다. 요즘 아이언은 거리를 늘리려고 로프트를 세우는 경향이 있어서, 10년 전 7번 아이언과 요즘 7번 아이언의 로프트가 다릅니다. 그래서 "몇 번으로 몇 미터"라는 남의 숫자는 참고가 안 됩니다. 24화에서 자기 거리표를 직접 만드는 이유입니다.
3. 샤프트 — 클럽에서 가장 안 보이는 핵심
헤드만 보고 고르는 분이 많은데, 샤프트가 스윙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큽니다.
강도(플렉스) 는 샤프트가 얼마나 휘는지입니다. L(여성용) → A/SR → R(레귤러) → S(스티프) → X 순으로 단단해집니다. 헤드 스피드가 빠른 사람이 부드러운 샤프트를 쓰면 방향이 흔들리고, 느린 사람이 단단한 걸 쓰면 공이 안 뜹니다.
초보 기준으로는 이렇습니다.
- 드라이버 비거리 180m 안쪽 → R
- 200m 언저리 → SR 또는 S
- 잘 모르겠다 → R. 부드러운 쪽이 안전합니다
재질은 카본(그라파이트)과 스틸이 있습니다. 카본은 가볍고 진동을 덜 전달해 초보와 시니어에게 편하고, 스틸은 무겁지만 일관성이 좋습니다. 요즘은 우드·유틸리티는 카본, 아이언은 스틸이 일반적입니다.
라이각은 클럽을 바닥에 놓았을 때 샤프트가 기울어진 각도입니다. 키와 팔 길이에 안 맞으면 헤드의 앞이나 뒤만 땅에 닿아서 공이 좌우로 밀립니다. 이건 피팅으로 조정하는데, 47화에서 다룹니다. 처음부터 신경 쓸 일은 아닙니다.
4. 캐비티백 vs 머슬백 — 초보가 골라야 할 것
아이언 뒷면을 보면 두 가지가 있습니다.
캐비티백은 뒷면이 파여 있고 무게가 가장자리로 몰려 있습니다. 빗맞아도 덜 휘고 덜 짧아집니다. 머슬백은 뒷면이 통짜라 딱 맞으면 감각이 좋지만 빗맞으면 결과가 정직하게 나쁩니다.
초보는 무조건 캐비티백입니다.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. 머슬백은 매번 페이스 중앙에 맞힐 수 있는 사람이 감각을 얻으려고 쓰는 물건입니다.
요즘은 그 중간인 중공(할로우) 아이언도 많은데, 이것도 초보에게 관대한 쪽입니다.
5. 그래서 초보에게 필요한 건 6개
14개를 다 들고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. 처음 1년은 이걸로 충분합니다.
- 드라이버 — 티샷용
- 7번 아이언 — 연습의 중심
- 9번 아이언 — 짧은 거리
- 피칭웨지 — 어프로치
- 샌드웨지 — 벙커와 그린 주변
- 퍼터 — 그린
이유는 단순합니다. 클럽이 적으면 선택이 단순해지고, 선택이 단순하면 연습이 쌓입니다. 5번 아이언과 6번 아이언을 번갈아 치면서 둘 다 어정쩡해지는 것보다, 7번 하나를 500번 치는 게 훨씬 빨리 늡니다.
빠진 거리는 스윙 크기로 메웁니다. 이건 25화에서 다룹니다.
오늘의 숙제
- 집이나 연습장에 있는 클럽의 번호와 로프트를 확인하기. 헤드 바닥이나 뒷면에 적혀 있습니다.
- 자기 드라이버 샤프트의 플렉스 확인하기. 샤프트에 R, S 같은 글자가 인쇄돼 있습니다.
- 가방에서 지금 안 쓰는 클럽 골라내기. 최근 다섯 번의 연습에서 한 번도 안 잡은 클럽이 있다면, 당분간 빼 두세요.
다음 화 예고
4화 「첫 장비 사기 — 예산별 현실 가이드」
50만 원, 150만 원, 300만 원으로 각각 무엇을 살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짭니다. 중고가 정답인 경우와 아닌 경우, 그리고 사기 전에 반드시 해 볼 것 하나를 알려 드립니다.